등교 후 1시간 —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하루를 바꾼다

등교 후 1시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
등교 후 1시간

아이들 등교 후 1시간, 집이 갑자기 조용해지는 그 순간이다. 처음엔 그 고요함이 어색했다. 특히나 왁자지껄한 토요일, 일요일의 주말을 보내고 난 다음의 월요일은 더욱 심하다. 정신없이 주말을 보내다가 온 월요일 아침의 고요함. 뭘 해야 하지, 싶으면서도 몸이 먼저 소파로 향했다. 잠깐만 쉬어야지 했다가 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를 켜고, 정신 차리고 보면 오전이 절반쯤 지나 있다. 딱히 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를 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지나고 나면 후회됐다.

해외에 있을 때도 비슷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면 하루가 통째로 비어 있었다. 처음엔 그 자유가 좋았다. 그런데 자유로운 시간이 쌓일수록 이상하게 더 피곤했다. 뭔가 했는데 아무것도 안 한 느낌. 나중에야 깨달았다. 문제는 그 첫 한 시간이었다.


등교 후 1시간이 하루를 결정한다

하루의 첫 한 시간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나머지 시간의 질을 결정한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 내가 처음 바꾼 건 소파에 앉지 않는 거였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컸다. 현관문을 닫고 나서 바로 부엌으로 가서 물 한 잔을 마신다. 그리고 간단하게 어젯밤에 써둔 메모를 펼쳐본다. 오늘 뭘 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이다.

이게 5분이면 충분하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 기상 후 두 시간은 전두엽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간대라고 한다. 아이를 보내고 난 직후가 딱 그 시간대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멍하니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컨디션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눈다

5분이 지나면 그날 컨디션에 따라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른다.

  1. 몸이 가뿐한 날엔 책상에 앉아서 하고 싶었던 일을 먼저 한다. 우선 커피를 내리고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거나, 밀린 정리를 하거나 한다.
  2. 반대로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안 돌아가는 날엔 집 안을 가볍게 정리하는 걸로 시작한다. 싱크대를 닦거나, 세탁기를 돌리거나, 어제 못 갠 빨래를 개거나. 몸을 먼저 움직이면 신기하게도 머리가 따라서 깨어난다.

핵심은 이것저것 다 잘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이 한 시간 안에 모든 걸 해치우려다 보면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그냥 딱 하나. 오늘 이 시간에 하나만 제대로 하자, 라고 마음먹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완벽한 루틴보다 의식적인 선택 하나

사람마다 아이를 보내고 나서 쓸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서너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공통적으로 중요한 건 그 시간의 첫 10분이다. 첫 10분을 스마트폰으로 시작하면 나머지 시간도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첫 10분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나머지 시간도 붙잡히는 느낌이 든다.

특히나 첫 10분을 유튜브로 시작한 날은 어떻게 시간이 흘러간지 모를 정도로 흘러가 있다.

완벽한 루틴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냥 현관문을 닫고 나서 딱 하나만 정하면 된다. 오늘 이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겠다라고.

나는 요즘 그 하나를 글 쓰는 것으로 정해두고 있다. 매일 되는 건 아니다. 어떤 날은 청소로 시작하고, 어떤 날은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하니 있다가 끝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어제보다 조금 더 의식적으로 그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진 느낌이 드니까.

아이를 보내고 나서의 한 시간. 이 시간이 나를 위한 가장 조용하고 확실한 시간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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