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밤에 갑자기 열이 나면 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구급상자나 약통을 뒤지게 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상비약 종류를 항상 잘 챙겨놔야 한다.
“해열제가 어디 있더라? 용량은 얼마나 먹여야 하지? 유통기한은 지나지 않았나?” 아이는 칭얼대고 있고, 불 꺼진 거실에서 약통을 붙잡고 멍하니 서 있으면 막막하기만 하다.
새벽에 갑자기 아이가 열이 오르는데 겨우 찾은 해열제의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있었다. 결국 아이를 내가 보는 동안 아빠에게 24시 약국을 찾아 나서게 했다. 그 이후로, 난 우리 집 상비약 종류를 리스트업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1. 우리 집 구급상자에 꼭 채워두는 필수 상비약 종류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상비약 구성이 어른들만 살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우리 집 약통에 상시 비치해두는 필수 상비약 종류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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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진통제 (가장 중요): 어른용과 어린이용을 철저히 분리한다. 특히 아이용은 챔프의 두가지 버전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과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 계열'(빨강이, 파랑이)을 모두 준비해둔다. 열이 잘 떨어지지 않을 때 2시간 간격으로 교차 복용이 가능해 두 종류가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어른용은 타이레놀이나 이부펜 계열 정제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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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및 지사제: 소화제는 어른용 알약(훼스탈, 베아제 등)과 아이용 시럽 소화제를 따로 둔다. 아이 키우는 집은 모두 다 알고 있는 백초시럽이 가장 대표적이다. 장염이나 수인성 질환이 돌면 온 가족이 동시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배탈에 대비한 지사제도 어른·아이용을 구분해 여유 있게 갖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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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치료 및 위생 용품: 또 아이들이 있으면 넘어지고 긁히는 일이 일상이다. 후시딘이나 마데카솔 같은 상처 연고, 다양한 크기의 밴드, 거즈, 의료용 테이프는 항상 넉넉한 게 낫다. 우리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메디폼은 항상 대량으로 구매하고 방수밴드도 항상 넉넉하게 구매한다. 또한 ‘멸균 생리식염수’는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나 상처 부위를 급하게 세척할 때 정말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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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필수 품목: 또한 우리 가족은 환절기 알레르기나 두드러기에 대처할 항히스타민제, 어린이용 종합감기약 시럽, 파스, 체온계, 핀셋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2. 해외 생활과 여행지에서 터득한 상비약 팁
해외에서 주재원생활을 하면서 한국 약을 항상 상비약 종류를 대량으로 구매해서 보관했다. 해외에서는 24시간 약국도 없고 당장 아프면 병명도 몰라서 영어로 설명하기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효과가 좋은 약들도 많았지만, 성분명 표기가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보니 아이에게 먹이기는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한번은 인도네시아 발리에 놀러 갔다가 얼음을 잘못 먹어 발리밸리(장염 및 배탈증상)로 엄청 고생한 적이 있었다. 가지고 갔던 백초시럽을 먹었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고 현지 약국에서 현지 지사제를 구매해서 먹었는데 눈에 띄게 좋아지기도 했다. 풍토병이나 특정 지역의 물갈이 성격의 질환은 한국 약보다 그 지역의 세균과 환경을 잘 아는 현지 약이 잘 듣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해외로 여행을 갈 때는 기본적인 필수 상비약 종류를 든든히 챙기고 예상치 못한 특수한 배탈에는 미련없이 현지 약국의 도움을 받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현지의 유명한 파스나 소화제, 그리고 동남아의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는 호랑이 연고(타이거 밤) 같은 아이템을 사 왔는데, 일상에서 아주 요긴하게 잘 쓰는 중이다.
해외 여행 갈때에는 상비약 외에도 부피를 줄이면서 짐을 싸는 루틴도 필요한데 여행 짐 줄이는 짐싸기 루틴을 참고 해도 좋다.
3. 핵심은 유통기한! 6개월 주기의 약통 다이어트
아무리 좋은 상비약 종류를 완벽하게 갖춰두어도, 막상 쓰려고 할 때 유통기한이 지나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히려 변질된 약은 몸에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6개월에 한 번씩 약통을 통째로 비우는 유통기한 점검 루틴을 가진다. 기억하기 쉽게 매년 ‘1월’과 ‘7월’을 약 통 정리하는 달로 정해두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때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다 쓴 약들을 솎아내고 부족한 수량을 채워 넣는다. 마음먹고 집중해서 하면 30분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작업이다.
⚠️ 주의! 기한이 지난 약 배출 방법 알약이나 시럽 등 변질된 폐의약품을 일반 쓰레기통이나 변기에 그냥 버리면 토양과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환경부의 의약품 분리배출 제도에 따라, 모아둔 폐의약품은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의 수거함에 가져다주어야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다.
4. 안전과 직결되는 상비약 보관 방법
약의 효능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급할 때 실수를 줄이려면 보관하는 위치와 방법도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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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하고 건조한 곳 선택: 많은 분이 약을 욕실 수납장에 보관하는데, 욕실은 습도가 너무 높아 약이 쉽게 변질된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거실 서늘한 서랍장이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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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약과 아이 약의 완벽한 분리: 긴박한 새벽 시간에 약이 한데 섞여 있으면 헷갈려서 용량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아예 바구니를 어른용, 아이용으로 2등분 하여 분리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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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럽 약 병에 ‘개봉일’ 적기: 어린이용 시럽 약은 미개봉 상태의 유통기한과 개봉 후 유통기한(보통 한 달 이내)이 완전히 다르다. 새 약을 뜯을 때 병 겉면에 매직으로 개봉 날짜를 적어두면 나중에 헷갈릴 일이 절대 없다.
마치는 글: 가장 빠르게, 가장 돈을 아끼는 방법
미리 안전지대를 구축해 둔 덕분에, 이제는 한밤중에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나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새벽에 약통 앞에서 좌절하며 멍하니 서 있던 아픈 기억이 있었기에 지금의 든든한 루틴을 만들 수 있었다. 몸이 아프고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약국으로 헐레벌떡 뛰어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 두는 것, 그것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시간과 비용을 가장 아끼는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