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스마트기기를 허용하는 우리 집 규칙

아이들의 스마트기기를 제어하는 스크린타임
스크린타임 화면

3월부터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 문제를 꽤 걱정했었다. 친구들도 많아지고 학원도 다니게 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한국 학교 생활이 시작되고 나니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현재 우리 집은 주말에만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이 규칙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 물론 엄격한 통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생활 패턴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는 영향이 더 크다.

한국 학교 생활은 생각보다 바빴다

첫째는 현재 사립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보통 오후 3시 30분 정도가 된다. 학교가 끝난 후 일정도 꽤 바쁘다.

  • 월, 목, 토 : 수영학원(선수반)
  • 화 : 국어학원
  • 수, 금 : 수학학원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대부분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다. 그 이후에는 저녁 식사를 하고 숙제를 해야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생각보다 여유 시간이 거의 남지 않는다. 결국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할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국제학교와 한국 학교는 공부 방식도 달랐다

작년까지 아이들은 국제학교에 다녔다. 국제학교에서는 교과서가 따로 없었고 아이패드를 이용한 수업이 많았다. IB 교육과정 특성상 직접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한 뒤 발표하는 활동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는 공부를 위한 필수 도구에 가까웠다.

반면 한국 학교는 조금 다르다. 각 과목마다 교과서가 있고 대부분 종이책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물론 영어 수업에서는 슬라이드를 만들거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비중은 훨씬 적다. 해외에서도 숙제 외의 유튜브나 SNS 사용은 허용하지 않았는데,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현재도 주중에는 스마트기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실 더 걱정되는 건 둘째다

오히려 내가 더 신경 쓰는 것은 둘째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초2) 스마트기기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다. 틈만 나면 패드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가끔은 “24시간 게임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인지 몰라도 둘째도 축구 선수반에 다니고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약 2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집에 돌아오면 저녁 7시 정도가 되고, 식사와 숙제를 마치면 금방 잠잘 시간이 된다.

결국 둘째도 평일에는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시간이 거의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의지만으로 규칙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리듬 자체가 스마트기기 사용을 줄여주는 구조인 것 같다.

주말에는 완전히 금지하지 않는다

주중에 사용하지 않는 대신 주말에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 1시간으로 정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게임 이야기도 하고, 좋아하는 영상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하루 2시간 정도로 늘렸다. 대신 몇 가지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

  • 시간을 다음 날로 이월하지 않는다.
  • 사용 시간이 끝나면 종료한다.
  • 추가 시간은 제공하지 않는다.

경험상 한 번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같은 요청이 반복되기 쉽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큰 아이가 내일 할 시간을 오늘 당겨서 하고 싶다고 하더니  하는 말이 “다음 날 시간 가져오고 그 다음 날 시간도 또 가져와서 매번 늘어난 시간으로 했으면 좋겠다.” 라는 귀여운 꼼수를 부리려고 한 적도 있었다. 처음 정한 규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에피소드였다.

영어 노출은 계속 유지

현재 아이들은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지 않다. 해외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어가 생활 언어였지만 한국에 오니 한국어만 사용하게 되어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볼 때도 한 가지 규칙이 있다. 가능하면 영어 음성으로 시청하는 것이다. 게임 영상이든 스포츠 영상이든 상관없다. 한국어 자막없이 영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공부를 시킨다는 느낌보다는 영어를 자연스럽게 계속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려는 목적에 가깝다.

우리 집이 실제로 사용하는 스마트기기 관리 방법

1. 스크린타임 기능을 활용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스크린타임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사용 가능 시간을 설정해 두면 자동으로 종료되기 때문에 부모가 계속 확인할 필요가 없다.

2. 예외를 최소화한다

“10분만 더” 라는 요청은 거의 모든 집에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경험상 한 번 허용하기 시작하면 다음에도 같은 요청이 반복된다. 그래서 처음 정한 시간을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3. 콘텐츠는 부모가 가끔 확인한다

시간 제한도 중요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도 중요하다. 가끔 시청 기록을 확인하면서 아이들이 어떤 영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잘 지켜지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앞으로도 계속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고 있고 친구들의 영향도 더 커질 것이다. 특히 둘째는 지금도 스마트기기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느낀 것은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생활 리듬을 먼저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학교, 운동, 숙제, 독서 같은 일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으면 스마트기기에만 집중할 시간도 줄어든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다. 그래서 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생활 루틴을 먼저 정해 두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우리 집에서 가장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결국 규칙보다 생활 리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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