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30분이 하루를 바꾼다. – 내가 직접 만든 아침 루틴 이야기

아침 루틴 만들기
아침 루틴 만들기

나는 한동안 아침을 그냥 흘려보냈다. 알람을 끄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전날 일어난 일들의 뉴스를 핸드폰으로 읽다가 시간이 흘러 허겁지겁 준비를 한다. 그 패턴이 몇 년이나 이어졌다. 변화가 생긴 건 퇴사를 하면서부터였다. 해외에 살게 되면서 직장도 없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 외에는 정해진 일과도 없었다. 처음엔 자유로웠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하루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밥 먹는 시간도, 잠드는 시간도 제각각이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느낌으로 하루가 끝났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아침 루틴 만들기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스스로 하루를 설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침 루틴이 왜 중요한가

심리학에서는 아침의 첫 행동이 하루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는 개념이다. 아침을 내 의지대로 시작한 날은 나머지 시간도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반대로 알람을 세 번 끄고 겨우 일어난 날은 하루 종일 끌려다니는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이 기분 탓 만은 아니다.

루틴의 핵심은 거창함이 아니다. 반복 가능성이 핵심이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독서하는 루틴은 지속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내가 매일 실제로 할 수 있는 루틴이다. 화려한 루틴보다 소박하지만 매일 지켜지는 루틴이 훨씬 강력하다. 나는 그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내가 실제로 하는 30분 아침 루틴

시행착오 끝에 자리 잡은 루틴은 단순했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 없다. 큰 의지도 필요 없다.

기상 직후 5분은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대신 물 한 잔을 마시고 창문을 연다. 이것만으로도 뇌가 깨어나는 속도가 달라진다. 그다음 10분은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아이들을 등교시킬 때 정신없던 아침이 그나마 정리가 되는 느낌이고 등교 시킨 후에 날씨가 좋으면 짧게 산책을 한다. 몸을 움직이고 나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그 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10분은 할 일 3가지를 노트에 손으로 적는다. 스마트폰 앱이 아니라 종이에 손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쓰는 행위 자체가 뇌에 ‘오늘 이것을 한다’는 신호를 준다. 마지막 5분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커피나 차를 마신다. 이 5분이 하루 시작의 보상처럼 느껴진다.

총 30분이다. 이 순서를 매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 2주는 의식적으로 신경 써야 했다. 3주차부터는 달랐다.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물부터 찾게 됐다. 그게 습관이 자리를 잡았다는 신호였다.

아침 루틴이 실패하는 3가지 이유

아침 루틴을 만들려다 포기한 경험이 있다면,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였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실제로 실패했던 이유 세 가지다.

루틴을 너무 많이 만들지 말자. 처음엔 운동 30분, 독서 20분, 명상 10분을 다 넣었다. 사흘 만에 포기했다. 루틴은 짧을수록 오래 간다. 처음엔 딱 하나만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물 한 잔 마시기,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다. 작은 것이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을 추가하면 된다.

하루 못한다고 끝이 아니다. 약속이 생겨 루틴을 못 지킨 날이 있었다. ‘이미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완전히 그만뒀다. 하루 빠진 건 괜찮다. 이틀 연속 빠지지 않으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습관 형성에는 평균 66일이 걸린다. 그 66일 안에 빠지는 날이 있어도 전체 습관 형성에는 큰 영향이 없다.

전날 밤 준비는 짧게. 아침 루틴 만들기는 아침에 시작되지 않는다. 전날 밤에 시작된다. 취침 전에 다음 날 할 일 3가지를 미리 적어두면 아침이 달라진다. 아침에 ‘오늘 뭐하지?’를 고민하는 순간, 이미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전날 밤 5분이 다음 날 아침 30분을 살린다.

아침 루틴을 방해하는 것들

아침 루틴을 가장 많이 방해하는 건 무조건 스마트폰이다.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들면 뇌가 즉시 자극적인 정보를 처리하기 시작한다. 그 상태에서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 기상 후 최소 30분은 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것을 목표로 잡아보자.

다른 방해 요소는 불규칙한 취침 시간이다. 전날 늦게 자면 다음 날 아침 루틴을 지킬 수 없다. 아침 루틴과 저녁 루틴은 연결되어 있다. 좋은 아침은 전날 밤에 만들어진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마치며

아침 루틴 만들기는 하루를 내가 먼저 잡는 것이다. 세상이 나를 끌고 가기 전에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5분만 늦게 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물 한 잔을 먼저 마시는 것도 좋다.

작은 것 하나가 반복되면 하루의 질이 달라진다. 오늘 아침부터 딱 하나만 바꿔보자.

함께보면 좋은 글